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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천국이 알바몬보다 알바공고가 더 많은 이유 (뇌피셜, 버리는 글)

 (딱히 좋은 알바감이 아닌가 본지 취직 상태보단 구직 상태가 더 자주 있는) 나의 오랜 알바 어플 관찰 경험에 의하면 알바천국에는 알바몬보다 더 많은 공고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팩트체크는 해보지 않았지만 단순히 그 느낌에 이끌려) 내 나름대로 그 까닭을 추정해보곤 했다. 이 글은 그 추정의 내용이다.

 일단 팩트체크를 해보자. 정말 알바천국에 있는 모집공고 수가 알바몬의 모집공고 수보다 많을까? 2020년 2월 1일 기준으로 '서울, 남자, 25세'라는 조건으로 검색해보았다. (알바몬의 경우, 알바 외 정직원, 파견직 등 다양한 방식의 고용형태를 설정할 수 있었지만, 알바천국에는 오로지 알바만 설정할 수 있었다. 알바천국은 정직원 등 다른 고용방식의 모집공고는 다른 채널로 분리를 해놓았다.) 

알바몬, 16,905건
알바천국, 19,437건

 실제로 알바천국에는 더 많은 모집공고가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2,500건 정도는 20%의 차이도 되지 못하니 유의미한 차이라 보이진 않는다... 이렇게 되면 평소 뇌피셜이 우스워지지만 아무튼 그 내용을 전개해보겠다.

 

 평소 나는 CF로 유행을 읽는다. 요즘 어떤 유행어가 인기인가, 어떤 연예인이 호감을 사나, 어떤 류의 제품이 인기인가, 어떤 회사끼리 경쟁구도인가, 어떤 영상편집기술이 대세인가... (웃긴 얘기지만, 그래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선뜻 결제하지 않은 것도 있다.) 특히, 재밌게 보는 CF는 알바몬과 알바천국의 경쟁구도이다.

 작년, 알바몬의 광고는 힙합 가수 쌈디(Simon Dominic)가 모델이 되고, 알바도 직업이고 전문성이 있다('알바도 능력이야!')는 주제를 연출하며 '알바를 Respect'이란 슬로건을 내세웠다.

작년 알바몬 CF

반해, 알바천국의 광고는 모델을 (드라마 'SKY캐슬'에서 '꼰대'같은 역을 맡았던) 김병철과 전소미로 앞세우며 '알바는 딱 알바답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작년 초 알바천국 CF

'알바가 딱 알바다운' 것과 '알바도 능력'인 것은 배치되는 문장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알바는 알바답게'가 '알바는 파트타이머인 만큼 그 일에 전문적일 정도[알바몬 CF에서 말하는 정도]로 숙련될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작년 말에 바뀐 알바천국 CF를 보면,

작년 말부터의 알바천국 CF

'리스펙'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q0jIGTLUeVQ)으로 보면 저 '열정, 리스펙, ...'이 나열되며 개가 짖는 소리가 오버랩된다. 그러고 전소미가 저 단어를 확 쓸어버리며, '요즘엔 알바자리가 제일 필요하다고요!'라 말한다. 정면으로 알바몬 CF의 내용과 배치된다. (원래는 나도 알바몬 CF의 '알바를 Respect!'라는 슬로건에 매력을 느껴서 주로 알바몬 어플만 쓰는 편이었는데, 이번 알바천국 CF의 '요즘엔 알바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말에 너무 공감이 가서 지웠던 알바천국 어플을 다시 다운받았다... 최저시급이 정말 많이 올랐다보니 알바자리 하나 구하기 어려운 것은 정말 큰 사실이다. 주변 내 친구들도 알바 구하기가 힘들다하니...)

 

 어쨌든, 이처럼 알바몬과 알바천국의 CF는 내어놓는 슬로건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추구하는 노선이 좀 다르게 보인다. 알바몬 CF는 꾸준히 알바 쪽의 복지나 인격적 존중을 우선으로 하는 듯하다. 유명한 광고가 있지 않은가? '진짜 사나이'에서 애교로 빵 뜬 혜리를 모델로 쓴,

2015년 알바몬 CF, '이런 시급'
2015년 말 알바몬 CF, '알바가 갑이다'

이런 광고들(https://www.youtube.com/watch?v=8lYXfG9HOmc) (https://www.youtube.com/watch?v=QSmUYmYNgwQ)... 나같은 '(사실) 을' 입장에선 시원한 일침을 남겨주는 광고가 좋았었지만, 고용주들 입장에선 아니꼬왔을 터이다. 실제로 이쯤 인터넷에서 고용주들이 알바몬을 탈퇴한다고 말이 많았던 것 같다. 알바천국에서도 예전까지만 해도 이런 느낌의 CF를 내놓긴 했다. 알바몬에 비하면 슬로건이 순한 맛이지만.

2015년 알바천국 CF
2017년 알바천국 CF

이런 일련의 광고들을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알바몬은 고용주 입장에서 이용하고 싶지 않은 CF를 계속 내놓다보니, 정이 떨어졌다.'라는 것이다. 뇌피셜이니까 실제적인 증거는 없다. 그냥 긴 궁예질이다.

 

 혹시 몰라서 모집공고를 올리는 데에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봤다. 두 사이트 모두 공고를 올리는 것 자체는 무료지만, 여러 상품을 구매하여 채널 상단에 노출시킨다는 식의 효과를 적용시킬 수 있었다.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지만 몇 개의 비슷한 상품끼리 비용을 비교해보았다.

알바천국 '지역직종' 관련 상품 비용
알바몬 '알바몬앱 + PC웹 결합' 관련 상품 비용

알바천국의 비용(https://www.alba.co.kr/serviceGuide/compareTable.asp)과 알바몬의 비용(https://www.albamon.com/corp/fee/mon_fee_estimate.asp)을 대략 비교해보니 알바몬이 확실히 비싸다... 내 뇌피셜은 아무래도 설득력을 잃고,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단순히 머릿속으로 추정했던 내용인데 진지하게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내 뇌피셜은 웃기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생각을 했어야하는데, 계속 조사해나갈수록 '엥... 내가 생각했던 것은 이게 아닌데'하는 자료들이 계속 발굴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을 계기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깨닫는다. 나름 첫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글'인데, 너무 허망하다.

 다음부터는 정말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똑바로 조사하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해야겠다.